베트남 나트랑, 정말 부지런한 나라일까? 여행 후 떠오른 생각들







베트남 나트랑을 다녀오고 난 뒤, 머릿속에 오래 남는 장면들이 있다.
밤늦도록 문을 닫으며 거리를 정리하던 상점 주인들,
이른 새벽부터 도로를 닦고 쓰는 청소부들,
그리고 그 바쁜 하루의 시작과 끝을 묵묵히 감당하는 사람들의 표정.
동남아는 게으르고 지저분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졌던 나에게
나트랑은 너무도 다른 풍경을 보여줬다.
오히려 우리보다 깔끔하고, 사람들은 성실하고, 도시는 질서정연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베트남의 미래는 밝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
문득 다시 떠오른 장면들이 있었다.
길 한복판에서 마주친 큰 쥐 한 마리.
낮은 수압, 부족한 하수 처리 시설,
겉으로는 깨끗하지만 어딘가 정비되지 않은 도시의 내부.
관광지는 어쩌면 외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다듬어진 곳일지도 모른다.
현지인들이 생활하는 지역, 도시 외곽이나 농촌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본 것이 진짜 베트남일까?’라는 질문이 들었다.
또 하나 떠오른 건 베트남의 지리적 구조였다.
지도에서 보면 이 나라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동쪽은 전부 바다다.
지금처럼 평화롭기까지 얼마나 많은 침략과 전쟁을 겪었을지,
그 안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남으려 애썼을지를
잠시 상상하게 된다.
지금의 부지런함은 그런 배경 위에서 만들어진 게 아닐까.
살아남기 위해 부지런해야 했고,
더 나아지기 위해 몸으로 부딪히며 길을 만들어온 결과일지도 모른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진 것은 아니고,
행정이나 제도적으로도 아쉬운 점은 많다.
하지만 분명한 건, 베트남 사람들의 태도는 다르다는 것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바로 해결하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복구하려는 태도.
지금보다 나아지고자 하는 움직임이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었다.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그렇게 하려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나트랑에서는 그 분위기가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 언젠가 ‘진짜 변화’로 이어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가끔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남긴다.
그리고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나 자신도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번 나트랑 여행은
그런 생각의 여운을 길게 남겨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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