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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 하나로 술의 속도를 설계한 집, 전주 전일갑오

qual999 2026. 1. 1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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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 하나로 술의 속도를 설계한 집, 전주 전일갑오

전주 구도심을 걷다 보면 이유 없이 발길이 멈추는 간판들이 있습니다. 오래됐고, 화려하지도 않은데 이상하게 신뢰가 가는 곳. 전일갑오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곳은 ‘황태를 잘 굽는 집’이 아니라 황태로 술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집입니다.


황태 크기에서 이미 승부가 납니다

주문한 황태구이가 나오자마자 먼저 드는 생각은 딱 하나입니다.
“이게 13,000원이라고요?”
황태 한 마리가 거의 얼음 팔뚝만 한 길이로 접시를 가득 채웁니다. 크기에서 이미 한 번 만족하고 들어갑니다.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황태를 그냥 바로 굽는 게 아니라, 물을 충분히 축여서 부드럽게 만든 뒤 굽는 방식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결과가 다릅니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질기지 않고, 황태 특유의 퍽퍽함이 거의 없습니다. 숯불 향도 과하지 않게 배어 있습니다.


술을 부르는 건 황태가 아니라 소스입니다

이 집의 핵심은 황태 자체보다 소스 조합에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구성은 이렇습니다.
고추 베이스에 잘게 다진 고추, 참깨, 그리고 간장·데리야끼 계열의 진한 특제 소스. 그 위에 마요네즈가 살짝 얹힙니다.
이 조합이 묘합니다.
매콤한데 고소하고, 짭짤한데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한 입 먹으면 자연스럽게 맥주가 필요해지고, 맥주를 마시면 다시 황태를 집게 됩니다.
이 흐름이 끊기질 않습니다.


병맥주 3,500원이 만드는 결정적 한 수

여기에 결정타가 있습니다.
병맥주 1병 3,500원.
요즘 기준으로 정말 보기 힘든 가격입니다. 냉장고에서 직접 꺼내 마시는 방식이라 부담도 없습니다.
술을 잘 안 마시는 편인데도, 이 조합 앞에서는 맥주를 두 병이나 시키게 됐습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집에서 맥주가 몇 병까지 나갈지,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보입니다.


실제 결제는 이렇게 됩니다

이날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아주 명확합니다.
황태구이 13,000원
병맥주 2병 7,000원
합계 20,000원
억지 주문 없이도 1인 2만 원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이게 바로 이 집이 오래 살아남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위기와 팁

가게는 전주 구도심 특유의 오래된 술집 분위기입니다.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고, 둘이 와도 충분합니다.
다만 생선구이 특성상 연기와 냄새는 어느 정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간혹 임시 휴업을 하는 경우가 있으니, 멀리서 가신다면 전화 한 통 정도는 추천드립니다.


마무리

전일갑오는 특별한 재료를 쓰는 집이 아닙니다.
다만 안주와 술의 궁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집입니다.
황태 한 마리로 술의 속도를 조절하고, 가격으로 부담을 낮추고, 결국 테이블의 시간을 늘립니다.
전주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한잔하기에, 이만한 선택지는 흔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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