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뜨랑에 와서 가장 먼저 정한 식사 계획은 ‘피자 포피스’에서 멋진 피자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하고,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워낙 호평이 자자한 곳이니까요. 하지만 예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0분 대기라는 말에, 더운 날씨에 기다릴 기운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근처를 살짝 돌아보다가 눈에 띈 익숙한 간판, 도미노 피자.
‘베트남까지 와서 도미노?’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미 에어컨 바람이 간절했던 저는 고민 없이 문을 열었습니다.
초등학생 생일파티에 둘러싸이다
도미노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풍경은 조금 독특했습니다.
테이블마다 초등학생들이 삼삼오오 앉아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풍선이며 케이크가 여기저기 놓여 있었습니다. 순간 ‘잘못 들어왔나?’ 싶었지만, 메뉴판을 보니 오늘의 할인 이벤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피자 한 판 사면 두 번째는 70% 할인.
이 정도면 들어온 보람은 있겠다 싶었죠.
기대 반, 현실 반
저는 피자 두 판에 콜라 두 잔을 주문했습니다.
‘한국 기준으로 미디움이면 꽤 크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나온 피자를 보고 약간 당황했습니다.
이건… 스몰 아닌가요?
그래도 가격은 두 판에 콜라까지 해서 2만 원도 안 되는 수준.
베트남 물가에 다시 한 번 감탄하며 맛을 보기로 했습니다.
고수 맛이 이렇게 고급스러울 일?
첫 번째 피자는 뉴욕 그릴 피자.
고기가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고, 도우는 바삭하면서도 쫀쫀했습니다.
딱 예상 가능한 맛이지만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웠습니다.
두 번째는 쉬림프 피자, 이게 문제였죠.
첫 입에 퍼지는 초록빛 양념의 향기. 순간 “이게 뭐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전부 고수였습니다.
평소 한국에서 고수를 잘 못 먹는 저였지만, 이상하게 거부감이 적었습니다.
신선한 향, 적당한 쌉싸름함, 그리고 고소한 치즈와의 조화가 묘하게 끌리더군요.
결국 한 조각, 두 조각 먹다 보니 오히려 이 조합이 기억에 남을 맛이 되었습니다.
계획이 틀어졌지만, 입은 행복했다
사실 이 날은 실패한 하루가 될 줄 알았습니다.
기대했던 맛집은 못 갔고, 결국 도미노 피자라니.
하지만 돌아보면, 이 경험 덕분에 베트남 도미노만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수가 들어간 피자,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는 못 먹을지도 모르니까요.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쌀국수 한 그릇에 숨겨진 열기, 베트남 고추는 왜 중독적인가 (0) | 2025.03.25 |
---|---|
나트랑 커피 트렌드 요즘 뜨는 콩카페 아직도 CCCP 가시나요 (0) | 2025.03.24 |
나트랑 CCCP 커피 – 코코넛 커피가 이렇게 맛있다고? 이 가격 실화냐 (1) | 2025.03.21 |
💧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무료로 물을 마시는 방법! 💧 (0) | 2025.03.20 |
인천공항에서 만난 압도적 제육김밥, 과연 이름값 할까? (0) | 2025.03.20 |